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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김장 날 저녁, 허리를 두드리며 "내년엔 절대 직접 안 절인다"고 했습니다. 배추 30포기를 새벽부터 소금물에 담그고 뒤집고 헹구느라 하루를 다 썼는데, 막상 양념을 버무릴 때는 다들 지쳐서 웃음기가 사라졌거든요. 올해는 10월부터 단톡방에 김장 준비방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미리 움직이니 준비 과정부터가 달랐습니다.

재료비 절약 — 양을 줄이는 게 가장 확실했습니다
김장 비용을 줄이려면 먼저 올해 재료 시세를 파악해야 합니다. 막연히 "올해 배추가 쌀 것 같다"는 느낌으로 준비했다가 양념값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제가 직접 확인해봤는데, 10월 초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5,833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85% 내렸습니다. 가을배추 생산량도 122만 2천 톤으로 전년보다 19% 늘어날 전망이라고 합니다(출처: 아주경제). 여기서 소매가격이란 농산물 유통 단계에서 최종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는 가격을 의미합니다. 도매가격과는 다르게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숫자예요.
무도 개당 2,292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94% 낮아졌습니다. 다만 무는 10월 출하량이 4.7%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서, 김장철이 되면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추와 무가 저렴하다고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문제는 젓갈류였습니다. 새우젓 소매가격이 kg당 1만 8,984원으로 전년보다 23.43%나 올랐습니다(출처: 이투데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새우젓은 김치 양념의 감칠맛을 결정하는 핵심 부재료인데, 이 가격이 오르면 배추값이 내려도 전체 김장 비용이 줄어드는 폭이 생각보다 작아집니다. 젓갈이란 생선이나 갑각류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조미 식품을 말하는데, 김치의 발효와 풍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서 쉽게 줄이기 어려운 재료입니다.
그래서 제가 올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포기 수 조절이었습니다. 작년에 30포기를 했는데 겨울이 끝날 무렵까지 다 먹지 못하고 일부는 묵은지로 처리했거든요. 올해는 20포기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인당 5포기 정도가 현실적인 소비량이라는 계산치도 참고했는데(출처: 글라스월렛 김장 계산기), 이건 공식 권장량이 아니라 가정치이므로 실제로 우리 집 소비 속도를 같이 따져보는 게 맞습니다. 포기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재료비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다는 걸 직접 계산해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 배추 소매가격 포기당 5,833원 — 전년 대비 12.85% 하락, 생산량 19% 증가 전망
- 무 소매가격 개당 2,292원 — 전년 대비 17.94% 하락, 단 10월 출하량 4.7% 감소 예정
- 새우젓 kg당 1만 8,984원 — 전년 대비 23.43% 상승, 양념비 절약의 핵심 변수
- 포기 수 30→20포기 조정 — 재료비 3분의 1 절감 효과, 가장 확실한 비용 절약
절임배추 예약과 양념 장보기 — 시간과 돈을 같이 아꼈습니다
작년에 생배추를 직접 절이면서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았습니다. 소금값, 물값, 고무장갑과 대야 비용을 다 합치면 직접 절이는 게 결코 싸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하루를 통째로 써버리고 다음 날 몸살까지 났으니, 시간 비용까지 따지면 손해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절임배추 사전예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절임배추란 산지에서 배추를 수확 직후 천일염으로 절이고 세척·물기 제거까지 마쳐 소비자에게 바로 납품하는 반가공 식재료를 말합니다. 번거로운 절임 공정 전체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절임배추는 보통 20kg 한 박스에 6~8포기가 들어 있습니다. 20포기를 하려면 세 박스면 충분합니다. 산지 농협 쇼핑몰, 지자체 직거래 쇼핑몰, 대형마트에서 10월부터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하는데, 사전예약 가격이 정상가보다 낮고 배송 날짜를 원하는 날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제가 예약할 때 확인한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국내산 배추와 천일염 사용 여부(원산지 표시), 김장 전날 배송 지정 가능 여부, 그리고 수령 후 바로 사용 가능한지 물빠짐 안내 확인입니다. 절임배추는 수령 후 오래 두면 조직이 물러지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같은 20kg 박스라도 판매처마다 몇천 원에서 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났고,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절임배추를 제공하는 지자체도 있어서 포인트가 남아 있다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외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해당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양념 장보기는 전통시장으로 정했습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충전할 때 할인을 받고, 전통시장 사용분은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율 40%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소득공제율 40%란 전통시장에서 쓴 금액의 40%를 과세 대상 소득에서 빼주는 혜택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15%보다 훨씬 높습니다. 제 경험상 이 두 가지를 함께 쓰면 실질 구매 비용이 꽤 달라집니다.
장보기는 한 번에 몰아서 하지 않고 나눠서 했습니다. 고춧가루·젓갈처럼 보관이 쉬운 재료는 김장 2~3주 전에 미리 사고, 쪽파·갓처럼 신선도가 중요한 채소류는 김장 전날 구매할 계획입니다. 가격이 좋은 날을 골라 살 수 있고, 시들어서 버리는 재료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작년에 새우젓을 넉넉하게 사서 반 통 가까이 남겼던 기억 때문에 올해는 필요한 양만 정확히 계산해서 샀습니다. 아버지는 젓갈만큼은 단골 가게에서 사야 한다며 한 달 전부터 들르셨고, 어머니는 20포기면 충분하다며 처음으로 양을 줄이자고 하셨습니다. 가족이 역할을 나눠 절임배추 예약, 양념 구매, 비용 정산을 분담하니 한 사람에게 부담이 몰리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절임배추 사전예약은 언제부터 시작하나요?
A. 대부분의 산지 농협과 지자체 쇼핑몰은 10월 초중순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합니다. 인기 있는 산지는 조기 마감되는 경우도 있어서, 10월 중에 원하는 배송일을 확인하고 바로 예약해두는 게 좋습니다. 김장 전날 배송 지정이 가능한지 꼭 확인하세요.
Q. 올해 새우젓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양을 줄여도 맛에 차이가 나나요?
A. 새우젓은 kg당 약 1만 9천 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23% 넘게 올랐습니다. 양을 줄이면 감칠맛이 약해질 수 있어서, 무리하게 줄이기보다는 필요한 양을 정확히 계산해 남기지 않고 쓰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작년처럼 넉넉하게 사서 남기면 오히려 더 손해입니다.
Q. 4인 가족 김장 포기 수는 몇 포기가 적당한가요?
A. 일반적으로 1인당 5포기 전후를 가정치로 많이 씁니다. 다만 이건 공식 권장량이 아니라 계산 편의상 쓰는 수치입니다. 실제로 우리 집에서 김치를 얼마나 빨리 먹는지, 겨울 동안 먹고 나면 얼마가 남는지를 작년 기준으로 따져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쓰면 실제로 얼마나 이득인가요?
A.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은 충전 시 할인 혜택이 있고, 전통시장 사용분은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율 40%가 적용됩니다. 신용카드 공제율 15%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양념 재료처럼 금액이 적지 않은 구매에 적용할수록 체감 절약 효과가 커집니다.
결론
올해 김장 준비를 한 달 전부터 시작해보니, 비용보다 마음의 여유가 먼저 달라졌습니다. 작년에는 재료값도 모르고, 포기 수도 줄이지 못하고, 절임까지 직접 하다가 몸살을 앓았는데, 올해는 준비 과정이 가족 단톡방의 즐거운 소재가 됐습니다. 김장 비용은 배추값이 아니라 포기 수 조절과 양념 구매 방식에서 더 크게 차이가 난다는 걸 이번에 몸소 확인했습니다.
김장이 끝나면 다 같이 수육을 삶아 먹기로 했는데, 아낀 돈으로 고기는 조금 더 좋은 걸 사기로 했습니다. 올해 재료값을 먼저 확인하고, 먹는 양에 맞춰 포기 수를 정하고, 절임배추는 사전예약으로 해결해보시길 권합니다. 수고는 줄고 결과는 더 만족스러울 겁니다.
참고: 아주경제 — 배추·무 소매가격 동향, 이투데이 — 새우젓 가격 상승 보도, 글라스월렛 — 가족 수별 김장 포기 수 계산기, idomin — 김장 준비 관련 지역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