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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잔액은 늘 빠듯한데, 정작 내 이름으로 된 돈이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면 어떨까요. 금융위원회 집계 기준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금융자산이 약 18조 4,482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설마 나한테도 있겠어?"라며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저녁 한 시간을 투자해 직접 조회해봤더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돈이 나왔습니다.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휴면계좌, 기억도 못 했던 통장에서 돈이 나왔습니다
지갑 속 안 쓰는 카드처럼, 은행 계좌도 그냥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금융결제원에서 운영하는 어카운트인포 앱을 처음 켰을 때, 제 이름으로 된 계좌가 일곱 개나 나왔습니다. 대학 때 학생증 만들면서 개설한 것, 아르바이트 월급 받던 것, 이벤트 때문에 만든 것까지. 화면을 보는 순간 그 시절 기억이 같이 떠올라서 잠깐 멍하게 있었습니다.
여기서 어카운트인포란 본인 명의로 개설된 전 금융기관 계좌를 한 화면에서 조회하고, 조건을 충족하면 비대면으로 해지·이전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금융결제원 공식 서비스입니다. 저처럼 기억에 없는 계좌를 확인하는 데 특히 유용합니다.
1년 이상 거래가 없고 잔액이 100만 원 이하인 소액 비활동 계좌는 앱에서 바로 해지하고 남은 잔액을 주거래 계좌로 옮길 수 있습니다. 수수료도 없었고,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잔액이 100만 원을 넘거나 압류·지급정지가 걸린 계좌는 은행 창구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 방치된 예금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이관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 찾아줌 서비스에서 따로 조회해야 합니다. 여기서 휴면예금이란 일정 기간 이상 거래가 없어 은행에서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넘어간 잠든 예금을 가리킵니다. 저는 두 곳 모두 확인했고, 서민금융진흥원 쪽에서 오래된 적금 이자가 조금 남아 있었습니다. 두 서비스를 모두 확인해봐야 한다는 점이 살짝 번거롭긴 했지만, 놓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 어카운트인포: 전 금융기관 계좌 한 번에 조회, 소액 비활동 계좌 비대면 해지·이전 가능 (출처: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 조건: 1년 이상 거래 없음 + 잔액 100만 원 이하 → 수수료 없이 앱에서 처리
- 100만 원 초과 또는 압류 계좌는 은행 창구 방문 필요
-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 서비스에서 이관된 예금 추가 확인 권장
숨은보험금, 부모님이 들어주신 보험에서 찾았습니다
보험금은 사고가 나야 받는 돈이라고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조회해보니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했고, 제가 몰랐던 보험금이 남아 있었습니다. 국내 미수령 보험금이 10조 원을 넘는다는 보도(출처: SBS Biz)가 있을 만큼, 받을 수 있는 돈을 그냥 두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보험금의 종류를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중도보험금이란 보험 기간이 끝나기 전에 받을 수 있는 돈으로, 어린이보험의 교육자금이나 건강검진 축하금 같은 항목이 여기 해당합니다. 만기보험금은 보험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찾아가지 않은 돈이고, 휴면보험금은 수령 가능일로부터 3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된 보험금입니다. 소멸시효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법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지는 시한을 말합니다. 물론 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청구하면 대부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이자는 붙지 않습니다.
조회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공동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 누리집에서 했습니다. 본인인증을 하면 가입된 모든 보험과 숨은보험금이 한 화면에 나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들어주신 보험이 이미 만기가 지나 있었고 만기보험금이 남아 있었습니다. 해당 보험사 링크를 눌러 온라인으로 청구하니 며칠 뒤 계좌로 들어왔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런 보험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며 더 놀라셨습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만기 이후에는 보험금에 붙는 이율이 크게 낮아지고, 만기 후 3년이 지나면 이자가 아예 붙지 않습니다. 받을 수 있는 돈은 빨리 찾을수록 이득인 셈입니다. 그날 저녁 부모님 휴대폰으로도 같이 조회해드렸는데, 아버지 카드포인트도 꽤 쌓여 있어서 바로 현금으로 바꿔드렸습니다. 11월부터는 고령층 대상 카드포인트 자동사용 서비스가 전 카드사에 기본 적용된다고 하니, 부모님 보험과 포인트를 함께 점검해드리기 좋은 시기입니다.
카드포인트, 해지한 카드에도 남아 있었습니다
카드를 여러 장 쓰다 보면 포인트가 여러 카드사에 분산돼서 얼마나 쌓였는지 파악이 안 됩니다. 저도 그랬고, 그게 쌓이다 사라지는지도 몰랐습니다. 카드포인트는 적립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합니다. 포인트 소멸이란 적립된 포인트의 유효기간이 만료돼 사용 권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전에 쓰던 카드 포인트가 어느 날 사라진 걸 뒤늦게 알고 꽤 억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서 운영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카드사의 포인트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인인증 후 조회했더니 카드 세 장에서 포인트가 합산돼 3만 2천 원어치가 나왔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예상 밖이었던 건, 이미 해지한 지 꽤 된 카드에도 포인트가 남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지했다고 포인트까지 사라진 게 아니었던 겁니다.
이 포인트는 1포인트당 1원으로 계좌에 바로 입금받을 수 있습니다. 조회 화면에서 계좌입금 버튼을 누르고 받을 계좌를 고르면 끝입니다. 다만 특정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제휴 포인트는 현금화가 되지 않고, 카드사마다 환산 비율이 다른 포인트는 입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는 바로 현금화해서 비상금 통장에 넣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짚어두고 싶은 게 있습니다. 숨은 돈을 찾아준다며 문자로 링크를 보내거나 수수료·계좌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감독원도 환급을 이유로 이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반드시 공식 앱과 누리집에서 직접 조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카운트인포 앱 말고 다른 방법으로도 휴면계좌 조회가 되나요?
A. 앱 외에 어카운트인포 PC 웹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조회가 됩니다. 다만 소액 비활동 계좌의 비대면 해지·이전은 공식 앱과 누리집에서만 가능하고, 잔액 100만 원 초과나 압류 계좌는 어떤 방법을 써도 은행 창구 방문이 필요합니다.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이관된 오래된 예금은 별도로 휴면예금 찾아줌 서비스에서 조회해야 하니 두 곳 모두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소멸시효가 지난 휴면보험금도 실제로 받을 수 있나요?
A.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보험금도 청구하면 대부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고, 실제로 보험사들이 지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만기 후 3년이 지나면 이자가 아예 붙지 않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입니다. 내보험찾아줌에서 조회한 뒤 해당 보험사에 직접 청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카드포인트 현금화가 안 되는 경우도 있나요?
A. 특정 가맹점이나 제휴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된 제휴 포인트는 계좌 입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 카드사마다 포인트 환산 비율이 달라 입금액이 조회 포인트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회 화면에서 카드사별 안내를 꼼꼼히 확인한 뒤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돌아가신 부모님 보험이나 계좌도 조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망한 가족 명의의 금융자산을 상속인이 조회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서류가 있으니 금융감독원 공식 누리집에서 절차를 미리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결론
세 곳을 차례로 확인해보니, 휴면계좌·숨은보험금·카드포인트를 합해 25만 원이 넘는 돈이 나왔습니다. 절약이 아니라 원래 제 돈을 되찾은 것이었습니다. 어카운트인포에서 잊고 있던 계좌 목록이 나오던 순간, 숨은보험금 조회에서 부모님이 들어주신 만기 보험금을 발견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날 저녁 부모님과 함께 조회하면서 아버지 카드포인트도 현금화해드렸는데, 생각지 못한 가족 시간이 됐습니다.
이제는 매년 연말을 숨은 돈 조회의 날로 정해두려 합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알려줬더니 다들 몇만 원씩은 찾았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어카운트인포, 내보험찾아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세 곳을 순서대로 확인해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단, 문자나 전화로 접근하는 출처 불명의 링크는 무조건 무시하고, 반드시 공식 경로만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서비스 이용 조건은 변경될 수 있으니 각 공식 누리집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해주세요.